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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 없는 북한 9.9절 열병식
등록날짜 [ 2018년09월11일 09시07분 ]


전략무기 없는 9·9절 열병식  
북·미 협상 현재 위기 상황 방증  

북한의 '선 종전선언' 요구는  
인민 설득할 명분 달라는 의미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불신 여전 
핵 시설 목록부터 먼저 내놔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래 열병식을 할 때마다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며 발전하는 핵 능력을 과시해 왔다. 건국일인 9·9절 즈음해서 강력한 도발 행위를 같이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핵 능력을 보여 주고 대내적으로는 한국에 군사 우위를 달성하고 미국과는 대등한 군사력을 가지게 됐다며 자신의 영도력을 홍보해 왔다. 2016년 9월 3일 북한은 스커드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대폭 늘려 한반도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 1000㎞의 스커드ER 미사일을 발사했다. 9·9절 당일은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지난해 9월 3일에는 사상 최대의 폭발력을 보인 6차 핵실험을 감행해 수소폭탄까지 완성한 핵탄두의 위력을 보여 주어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그 후 11월에 미국 동부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이런 전례로 인해 초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올해 9·9절 북한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ICBM 등 전략무기를 전혀 등장시키지 않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마쳤다. 즈음하여 도발도 없었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9·9절 도발인 6차 핵실험과 이어진 화성15형 발사는 수소폭탄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패키지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선포한 지점인 이른바 레드라인에 걸친 것이다. 그로 인해 지난해 가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서로 간에 말 폭탄을 주고받았다. 동시에 미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한반도 주변에 엄청난 군사력을 집중시키며 언제라도 북한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주면서, 중국을 가세시켜 강력한 경제적 압박을 가했다. 

그런 현실적 위협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보여 준 그 간절한 표정을 짓게 만든 것이다. 그 후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잘나가는 듯했던 북한 비핵화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로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김정은은 중국이 뒤에서 밀어주고 미국과 웃으며 악수하니 잠시 방심했던 것일까. 그런 연유로 이번 열병식에서는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어떤 무기도 참가시키지 않았다. 미국 본토는 물론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핵 공격 할 수 있는 단거리미사일조차 참가시키지 않았으니, 마치 판문점 도보다리에서의 그 간절한 표정을 한 번 더 보는 것 같다. 

북한이 미국에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종전선언이다. 인민에게 '원쑤'인 미국이 우리를 짓밟으려고 하니 죽지 않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하여 핵 개발을 해야 한다고 70년을 선전해 왔는데, 어떻게 아무런 조치 없이 핵을 내려놓냐는 것이다. 인민을 설득하여 자신의 리더십을 지킬 수 있는 명분을 달라는 것이다. 김정은을 신뢰하는 입장에서 보면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김정은에 대한 불신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종전선언을 해 준 후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현재 여야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는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도 바로 이에 대한 시각 차이 때문이다. 판문점선언에는 연내에 종선선언을 한다는 조항이 있다.

김정은은 진정으로 그가 말하는 경제 강국 달성을 통한 인민 생활 향상을 원한다면 이렇게 표정만 보이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이미 개발 완료하여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 핵 실험장 파괴 쇼 같은 것은 전문가의 눈을 속일 수 없다. 미국은 북한 핵 시설 목록 정답지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그 핵 시설 목록 답안지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의 정답지와 북한의 답안지 내용이 큰 차이가 나서는 안 된다. 95% 이상 일치하여 A+ 를 받아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김정은이 정말 비핵화 의지가 있다면 두려워 말고 답안지를 제출해야 한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고, 트럼프도 이에 "감사하다"는 화답을 했으니, 이에 그치지 말고 A+ 를 받을 수 있는 핵 목록 답안지를 제출하기 바란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전제조건인 북한 비핵화는 김정은의 결심에 달렸다. 그가 봄에 보여 준 그 눈빛, 이번 열병식을 통해 보여 준 비핵화 의지 등을 실제적인 행동으로 보여 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도 모두 마음을 열어 북한의 발전을 성원할 것이다. 18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에서 중재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와 관련한 화끈한 약속을 해야 한다. 그것이 7000만 민족에게 가장 커다란 추석 선물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부산일보 '부일시론'에 개제된 칼럼입니다.
기사원본 :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809100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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